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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년 11월 3일 (출산 D-1)

11월 3일은 지훈이의 출산예정일. 하지만 진통이 전혀 없어 40주 1일인 다음날 선택제왕을 예약하게되었고,

전날 최대한 집을 정리한 뒤에 맘의 준비를 하고 남편과 마지막 단 둘의 밤을 보냈다.

 

| 21년 11월 4일 (출산 D-day)

수술이라는 생각에 긴장은 되었지만 그것보다 선착순으로 빨리가는 사람이 수술 먼저하는 줄 알고 

8시쯤 택시타고 5분 만에 도착해서 병원 3층의 분만실로 입성했다.

9시쯤 1층의 원무과에 빨리 남편을 보내서 귀한 1인 입원실을 쟁취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었다.

남편이 잠시 보호자 대기실에서 대기하는동안 나는 태동검사와 항생제 테스트를 했다. 테스트 몇분 뒤 항생제,,,.? 를 달아주셨다.

남편은 9시쯤 분만실 간호사분들께 물어보고 부리나케 1층 로비쪽에서 줄서서 원무과가 오픈하자마자 1등으로 접수했고

1인실을 얻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나는 당일 수술 3명중 마지막 타임으로 수술받게되었다.

저때까진 암것도 모르고 신나서 브이하고 잘 놀았군. 뭣도 모르고 ㅋㅋㅋ 대기하는 도중 앞선 두 팀의 수술 후 애기 우는소리에

'아 나도 수술하는건가?' 하고 어벙하게 그때서야 슬슬 긴장타기 시작했다. 

 

:: 수술 시작 ::

그리고 나는 수술실에 두발로 걸어들어갔다... 

배가 너무 남산만한데 수술실의 의자는 폭이 한뼘밖에 안되어서 올라가는 자체가 넘 무서웠다. 

그리고 먼저 원피스같은 수술복을 겨드랑이까지 싹다 올리고 가슴팍부터 밑으로 전라 상태.

겨우 눕고나서 왁싱한지 2주되서 아빠수염난 내 음모.. 결국 간호사님이 면도칼로 팍팍 제모해주셨는데 숨 잘못쉬면 면도날에 배 터질까 갑자기 훅 긴장. 

그리고 소독약을 배 전체에 막 바르시는데 넘 아팠다, 배를 꾹꾹 눌러가며 전체에 칠하니까 태동검사보다 한 다섯배는 불편

그리고 바로 요도관 삽입하는데 이게 젤 불편했다. 아픈듯 불쾌한듯 좁은 의자위에 요도관 삽입하고나니 너무 불편해서 뽑아버리고 싶은맘 굴뚝같았는데 진짜 아프고 짜증나는느낌 인 채로, 좁은 의자 위에서 옆으로 돌아누워서 새우등을 하고 무통주사 관 삽입하는데 그때부터 온몸이 떨리기 시작함. 
(소변줄이 너무 불쾌해서 온 신경이 거기에 초집중 그냥 이것도 힘든데 이제 얼마나 괴로울까 이 생각뿐)

침착하고 싶은데 침작이 안됨. 무통관 삽입 뒤에 정자세로 눕는데 등짝이랑 아래쪽에 줄을 달고 누우니 배도 무겁고 

너무 짜증나고 불편한 느낌때문인지 긴장때문인지 내 의사와 상관없이  온몸이 벌벌벌 떨림. 

막 떨고있는데 담당 의사쌤이 웃으며 들어오셔서 '주무시면 끝나있을거예요' 하셨다. 나는 부분마취로 애기 꺼내서 볼 줄 알았는데.. 

그리고 나서 내 입에 산소호흡기 같은걸 갖다대고 난 전원이 꺼짐. gg... 

 

:: 수술 끝 ::

눈떴을 때 의사가 나한테 뭐라고 얘기하고있었다. 수술 결과를 브리핑 해주는데 이 때 세상이 빙글빙글 돌고 눈알도 양쪽이 제각각 움직임 ㅋㅋ 의사가 열심히 설명해줘도 뭐라하는건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진다. (출혈이 많았다고는 얘기하셨다)

 

그리고 남편이 폰으로 찍은 동영상을 보여주는데  엄청 못생기고 거대한 아기가 내 애라고 설명해주는데 전혀 실감이 안난다.

그냥 나는 방금까지 수술대 위에서 엄청 큰 배를 달고있다가 뿅하고 끝나있었으니 수술 별거 아니네, 꽁짜로 낳았네  뭐 이런생각만 가득했다.

그리고 마지막 배초음파 볼 때 3.2kg 라고 측정되었는데 낳고나니 3.93kg이라고 했다. 

그리고 11시 11분에 태어났다고 한다. ㅎㅎ (신기해)

선생님께서 '수술하길 잘한거같아요' 하셔서 내 선택제왕 결정이 너무 뿌듯했다.

 유도분만 했으면 백퍼 망했을듯.ㅋㅋ 생각만 해도 아찔

그리고 난 정신이 거의 돌아오지않은 상태로 ㅋㅋ 침대 째로 1인실로 옮겨졌다.

1인실에 도착하고나서 나보고 엉덩이 들어서 전동침대로 옮겨타라고 시키는데 몸은 불편하지만 긴장해서 시키는대로 잘 옮겨탄다.

그뒤로 점점 아파져서 꿈도 못꿀 동작이었지만.. .

 

난 만 하루동안 무통주사와 요도관때문에 병실에 계속 상주하고 남편만 신생아실 면회를 갔다

신생아실은 점심 1시~1시반, 저녁 7시~7시반 이렇게 두타임만 면회가 가능하고 한 팀당 3분 정도 애기를 꺼내서 보여준다.

사실 말도 안되지.. 애기를 낳고 퇴원날까지 만져볼 수 조차 없는 실정이다. 모유수유는 택도 없는... 현실;; 

 

그리고 출혈을 멎게 하기 위해 내 수술부위 위로 모래주머니로 압박한 채로 복대를 차는데 이게 진짜 아프다. 있어도 아프고 오로 기저귀 간다고 뺄 때도 졸라 아픔.

그리고 혈액순환위해서 남편이 압박스타킹을 겨우 신겨줬는데 그냥 자기전에 벗어둘 껄. 애를 낳고 한 일주일간 미친듯이 붓는다. (차라리 안신는게 나은 것 같다)

저거 벗다가 주름부분에 피가 뭉쳐서 나중에 딱지 생김.. 그리고 배가 아파서 신고 벗을 때 지옥 그자체 ㅋㅋ 

 

그리고 난 밤 11시가 될 때까지 수술이후 12시간동안  물도 못마셨다. 

전신마취를 해서 그런가 미친듯이 목이 쩍쩍갈라져서 내가 내목소리 듣기가 괴로웠다.

 

등에 열감은 엄청 나는데 움직이는게 점점 아파지면서 무통 버튼 누르며 하루를 겨우 보냈다.

아 방귀를 껴야되는데 난 수술 당일 저녁부터 방귀는 잘 나왔다. 그리고나서 밤에 생수 빨대로 아주 조금씩 마셨다.

 

남편도 정말 많이 고생했다. 하루종일 소변통 비워주고 소변량 체크, 오로? 생리대 계속 갈아주고 다시 복대 해주고 바닥에서 쪽잠자야됨. 

남편의 간호에 미안하고 고마운 감정, 처음느껴보는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된다. 더욱 전우애(?)가 깊어지는 계기가 됨

 

그리고 간호사가 계속 와서 상태 체크해주고, 혈압과 소변체크, 무통주사? 허리쪽에 넣은 관으로 약 넣어줌.  포도당 링겔도 계속 넣어줘서 갈증이나 배고픔은 잘안느껴진다. 식욕도 딱히 없다 왜냐면 졸라 아프기 때문에 밥생각 따위 할 여유가 없음.

암튼 첨에 무통 넣을 때는 시원하다가 10초 만에 등이 타들어가는것처럼 하반신 골반쪽이 너무 뜨거워서 디지는줄

글고 아파서 효과 없는줄 알았는데 한시간 정도 지나고 나니 아주 약발이 대단하다. 👍

 

약발 먹히고나니 또 제왕할만하네 이런 헛생각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출산소식을 열심히 알렸다. 

친정,시댁부모님, 친구들 등등 ㅎㅎ  우리애 못생겼지않냐면서 ㅎㅎㅎ 

 

그리고 새벽에 계속 등이 타들어가는 듯 뜨거워서 괴로워하며 뒤척이며 잠을 제대로 못잔다. 옆으로 누울수도 쿰척일수도 없고

등은 미친듯이 뜨거워..  땀에 쩔어가지고 숨막혀 미칠거같은데 바람쐬지말라고 선풍기도 못쐬게 함. 침대는 졸 딱딱하고 가만있는게 지옥임.

 

 

| 21년 11월 5일 (출산 2일차)

전날 모래주머니 들었다놨다하는게 진짜 아팠는데 새벽 6시에 드디어 모래주머니를 제거했다. 

간호사분이 모래주머니를 쿨하게 빼버리셔서 방심해서 아픈지도 몰라버렸다, 몸이 가벼워져서 누워있을만 해진다.
6시에 그렇게 혈압재고 모래주머니 빼고 척추 무통주사 또 시원하게 맞은 뒤. 오줌 채취해서 제출하고, 잠시 뒤 피뽑고 가심 (철분수치 확인했는데 출산직전 수치가 13에서 수술후 8로 떨어졌고 철분주사를 수액처럼 한번 맞았다.) 


입원실은 새벽에도 엄청바쁜 엄숙한 곳이군. 환자빼고 다 고생한다. 난 누워만 있으니 하는게 없음. ㅋㅋ

간호사분께 앉아도되냐고 물어봤더니 된대서 침대 옆을보니 전동리모콘이 진작에 있었다...ㄷㄷ 넘 좋아서 충격, 바로바로 눌리고 넘 잘됨 일어나니 속이 다 시원하고 편했다. 척추 무통도 맞아서 또 근자감이 생겼고 물도 편하게 마실 수 있었다.

침대가 움직이는 줄 이튿날이 되어서야 알아버림 ㅋㅋ 그 뒤로 이 침대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없었으면 일어날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난 왠지 남편이 너무 고생중이라 맛난 음식으로 보상받아야된다는 상념에 사로잡혀서 계속 맛난걸 밖에 나가서 사먹어야한다고 세뇌를 시켰다.

 남편 11시 전까지 미분당 국수 먹으라고 시켰고. 남편은 출생축하 떡 발주 돌린다고 문구 고민하고 일정맞춰 발주넣느라 아침 7시부터 쓸데없이 우린 바빴다.

 

아침 열시 즈음 나 수술시켜주신 담당 의사쌤이 회진을 직접 오셔서 상태를 물어보셨다. 내 태반이 자궁에 너무 유착이 되어있어서 수술중에 태반 떼어내는데 출혈이 꽤 심했다고 어지럽지 않냐고 물어보셨는데 난 수술이후 어지러움은 거의 못느꼈다.

그리고 저당시 약빨이 많이 받던 편이라 넘 괜찮다고 문제없다고 말했었음.

그 뒤에 오전 11시쯤. 또 간호사분이 오셔서 줄을 다 뺄거라고 말하셨다. 

일단 정자세로 눕고 웃통 뒤집어까고 상처 아예 여는데 넘 무서워뜸
아 쇄골쪽에 넘어온 관부터 없앴다. 그리고나서 자궁쪽 상처 부위 스티커 제거하는데 그게 넘아픔 놀램 초긴장됨... 거즈도 다 뺌. 자궁쪽 관 제거하는데 무서워서 눈감아도 관이 한참동안 나오는게 느껴져서 1차 충격.. 그리고 수술부위 빨간약 하시는데 안보였지만 꼬맨 실밥이 소독지나갈때 막 걸리는 느낌이 넘 무서웠음.. 그리구 다시 상처부위 드레싱 마무리하심.
그 뒤에 패드를 갈아주시고 옆으로 완전 돌리신 다음 허리에 꽂힌 관을 수욱 빼는데 이건 안느껴지고 스티커가 목 뒤부터 허리 밑까지 싹다 붙어있어서 뗄 때 털 다뽑히니 온몸에 힘들어가서 아팠음.
ㄷㄷ 폭풍처럼 지나간 관제거였다.
원래 소변줄도 지금 제거한다고 했다가 내가 너무 유난인게 보였는지 힘들어하는거같다고 나중에 빼겠다고 하고 가심.
남편은 그뒤 소변통 갈아주고 영양제 5마넌짜리 수납하러 갔다옴.
상처부위 적나라하게 까뒤집어서 남편도 다 봤는데 넘 민망하다 정말.... (사람이 아파서 거동을 못하면 이런기분이구나 싶음)

 

출산전부터 금식 이후 토탈 36시간 만에 먹은 미음. 맛있을 줄 알았다.

밥이 낮 12시에 나오고 첫 끼를 먹게 되었다.
빨리 먹고싶어서 전동의자 풀로 돌렸는데 앉은느낌이 생각보다 아프진않았고 자연스럽게 밥먹는 자세를 취했다.
근데 미음이랑 간장 나왔는데 너무 맛없어서 놀라웠다...!!

이건 미음 다음에 먹는 흰죽 미음보다 훨 맛있음,.

포도당 수액 맞느라 식탐이 그다지 생기진 않았지만 그래도 거의 36시간 만에 첫식사였는데 미음이 너무너무 맛없었고, 그 다음 타임엔 밥알이 살아있는 흰죽이 나왔는데 맛있었음.
암튼 그렇게 먹고  애기 보려고 한시쯤 까지 졸다가 일어나기 연습을 했는데 좀 이상하지만 생각보다 의연하게 일어났다.
처음엔 앉아서 한참을 기다리다 일어났는데 악명높다는 고통까진 아니었다. 무통이 잘받아서 그런걸까


무튼 일어나서 가글도 하고 수액도 이동식 행거에 옮기고, 애기보러 한시 20분쯤 뒤늦게갔다. (늦게가면 오래볼 수 있다!)

애기 보러 갈 때는 신기하게 배가 안아팠다
다른 신생아보다 독보적으로 컸던 우리 애기의 머리크기.... 장하다..ㅋㅋㅋ

애기 엉덩이쪽 딤플 의심으로 초음파 봤는데 괜찮더라고 얘기해 주셨고 나도 처음으로 애기를 봤는데 너무 신기하고 낯설었다. 사진찍을 정신도 없거니와 서있는 아픔도 전혀 느껴지지않았다.  (초음파비 십만원 날림 ㅠ)


다만 봄돌이가 전날과 달리 갑자기 태열이 많이 올라 무지 울그락불그락하였다 ㅋㅋ -> 태열아니고 중독성 홍반이라고 만삭아한테 잘 나타나는 증상인데 한 이틀만에 싹 들어감. 첨에 더 못생겨져서 나때문에 피부 안좋나 하고 우울했는데 다행히 문제없었다.

가족이 세 명이 되었다니 너무 신기한 일이야..!

저녁거리로 남편이 사온 본죽

남편이 사온 저녁거리 본죽, 나 얼마 못먹을까봐 남편꺼 하나 사왔는데 부족해서 감질맛 났고 둘이 같이 먹어서 너무 꿀맛이었다.

저녁 8시쯤 남은 무통주사 링겔을 최종적으로 제거했다. 이걸 빼고나니 화장실 갈 때 이동식행거 안들고 다녀도되서 홀가분했지만

통증은 더 많아졌다.

이틀차가 제일 고통이 생생했음.

저녁에 출생증명서를 가지고 온라인 출생신고를 할때 필요한 산모의 정보제공동의서를 1층 원무과에서 작성했다.

이날 금요일이라서 남편이 후딱 온라인 출생신고를 해버렸다. 시간안에 잘 성공하면 그 다음주까지인 소비지원금인가 그거 이의신청으로 우리 아이도 혜택을 볼 수 있어서 남편이 부지런히 처리해줬다.

 

| 21년 11월 6일 (출산 3일차)

전날 저녁 무통주사도 제거했고 그러고 나서 졸다가 아파서 12시쯤 깼다. 무통이 없으니 확실히 정신차리고 나서 미친듯이 아파서 넘늦었지만 자던 남편 깨워서 간호사실 전화해서 엉덩이주사 맞았다. (엉덩이주사 성분이 뭘까? 맘카페 사람들이 아파하지말고 꼭 맞으래서 너무 아플때 맞음)

그러고나서 등짝 또 타들어갈듯이 아파서 상처도 아프고 등도 타니까 도저히 누워있는 자세로는 감당이 안되서 혼자 일어나서 앉아있다 돌아다니다 약발이 들고 새벽 3~4시까지 잠못들고 이리저리 움직였다.

엉덩이 주사도 약빨이 1시간 좀 지나야 나온다.

고생한 남편과 7시반부터 나오는 뭔가 성대한 아침밥

늦게 잠들고 7시반 갑자기 조식 나와서 벌떡 일어나서 밥먹는데 자다 벌떡일어나서 배아픈지 모르다가 나중에 배가 아프다 생각했다. .. 

남편은 어제 너무 힘들었는지 새우등으로 쭈구려 자는데 먼가 불쌍해보였다 ㅠㅠ.. 안쓰러웠다는 표현이 더 낫겠군. 

암튼 내가 못움직이니까 식당직원분이 방 안까지 들어와서 상펴주느라 시끄러워도 남편은 전혀 못듣고 움츠려 잤다 ㅎㅎ

 

잘 지내고있는 보리네 소식과 쉬고있는 남편

오늘부터 항생제 약으로 아침점심 저녁이라 챙겨먹고있었고~ 난 9시에 모유 마사지 십만원 현금박치기로 받고 10시에 머리 감기 서비스 받았다. 배가 아프니 앉고 눕느라 고생했다.

내가 묵었던 1인실 509호

내가 묵었던 5층 509호 바로 앞에 모유수유클리닉이라고 가슴마사지실이 있다. 

내가 제왕3일차에 받은 맘스리베 유방 마사지실

그리고 이 문 바로 왼쪽편에 유축하고 소독하는 시설 있음.

맘스리베 왼쪽 돌아보면 이렇게 유축깔떼기 씻어서 소독할 수 소독기와 정수기가 있다.

마사지 받고 나왔는데 한 50분정도? 나 치밀유방이고 악조건이랜다. 각오는 했지만 진짜 그렇다니까 좀 속상해뜸 

왼쪽 유두에 유선막는 피지가 많아서 다 뽑아냈는데 진짜 유두 박살나는줄. ㅜㅜ

첨엔 별로 안아프게 유방 마사지 해주셨는데 신기하게도 가슴이 좀 부드러워졌고 처음으로 초유도 구경했다.(유두 피지 뽑을땐 엄청아픔)

초유 너무 찐득하다고 유제품 끊으라고 하심. 받길 잘한거같다. 그냥 막 주무르는게 마사지는 아니라고한다. 나 저녁부터 유축해보라는데 뭔지 하나도 모르겠군…  (돌이켜보니 모유 원래 좀 찐득함 ㅋㅋ 달아서)

일단은 저녁 먹고 좀 걷다가 컴터중.

아 남편오기전에 간식먹고 유축기 대여해왔다. 깔때기랑 모유저장팩은 돈주고 샀다. 여긴 모든게 현금박치기이다.

아무튼 사용법 간호사가 설명해주시는데 첨에 뭔소린지 몰랐지만 열심히 들었다. 유축기 연결부터 소독기 돌리기까지 넘 어려웠다.  밤부터 사용해보기로 함.

신생아실, 면회시간에 커튼이 걷힌다.

그리고 면회가능한 시간이 되서 

지훈이 보러 신생아실 막바지쯤 7시 20분에 갔는데 다른애들보단 못생겼지만 낮에 벌겋던 얼굴은 조금 덜해진거같아 맘이 놓였다. 자꾸 똥싸는 요상시런 표정 해서 넘 아저씨 같았다.

요렇게 사람들 적게 남으면 애기 가로로 좀더 길게 볼 수 있다. 아빠와 아들 ㅎㅎ 잊지못할 순간

여긴 내가 머무른 5층의 복도. 내자리 꽤 좋다. 신생아실이랑 유축기소독하는곳 가깝고 식사 반납하는 곳도 꽤 가까움.

그리고 시작된 유축.

제왕3일차에 대변도 무사히 봤다. 난 변비가 없어서 다행히 수월했지만 아무래도 배 터질거같은 공포는 있긴 했었다.

처음 유축한 내 초유

밤에 첫 유축 해봤는데 한두방울 나왔다. 막상 기계 돌려보니 크게 어려운건없고 자주 계속 씻고 소독하고 뽑아낸다는게 번거로운거 같았다.  그리구 남편 쉬라고 9시 쯤 보내줬다. 푹신한 침대에서 잘 자야될거같아서이다. 지금은 걍 멍때리고 영상보고있는데 12시쯤 유축 한번 더 해보려고한다.

 

밑에 유축한것들은 그다음날부터 갑자기 훅훅 는 초유 ㅎㅎ

그리고 젖이 뭉치기 시작하면서 유축량도 점점 늘어갔다. 초유라 진한 노랑색 ㅎㅎ
초코빵을 먹는 일탈을 감행.


| 21년 11월 7일 (출산 4일차)

 

그리고 시작된 공포의 젖뭉침... 진짜 제왕의 고통은 잊을정도로 양쪽 가슴이 터질 것 같이 아프고 커지기 시작했다.

밤새 3시간 마다 유축을 했는데.. 

밤 12시 유축하고 정리하고 자고 4시 반에 겨우일어나서 다시 유축  아 뒤지게 아프다..그래서 못자는 중.. 주사 요청할까 고민하다가 조식시간 다될듯 미치것네 ㅠㅠ 눈물나게 아프다.

남편은 하루 집에서 자고 다음날 애기 면회시간 전에 다시 왔는데 그사이 너무 힘들어서 엄청 울었다...ㅠㅠ

 

암튼 4일차 하루종일 젖뭉침으로 지옥을 보내고 그날 밤 미쳐버릴거같아서 시어머님께 sos 요청 영상통화까지 하기 이르렀다.

하필 일요일 밤이라 도움 요청할곳이 정말 없었다. 응급실이라도 가고싶은 심정이었다... 맘스리베도 일요일 오밤중이라 지척에 두고 찾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암튼 영상통화로 어머님께서 잘 아셔가지고 마사지 하는 법 알려주셨고 유튜브 기저부 마사지도 찾아보면서 남편이랑 양쪽 가슴 부여잡고

눈물의 마사지를 계속 했다. 절망적인것은 한시간 내리 마사지를 같이 했는데 그 한시간 사이 젖이 다시 차서 돌덩이가 되어 마사지가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그렇게 제왕4일차는 제왕보다 더 고통스럽게 보냈다.

 

| 21년 11월 8일 (출산 5일차 - 퇴원)

그리고 다음날 아침. (그 아침이 되기 전까지 밤새 3시간마다 젖짜느라 지옥을 보내고)

점심시간에 퇴소 교육을 받았다. 8층에 올라가 퇴원하는 산모들 다같이 밥먹으면서 안내사항 설명해주셨다.

난 젖몸살때문에 새벽에 짐정리나 미리 해놨꼬 마지막으로 조리원가면 오랫동안 못볼 남편과 함께 일인실 화장실에서 셀카 한컷 ㅎㅎ

 

이날 하필 비가 왔다. 바로 옆 신산본 조리원으로 가지만 걸어갈때 짐도 많고 우산도 쓴상태로 애기를 옮겨야되서 짐부터 옮기고 나중에 애기를 받아 옮기게 되었다.

아침에 바쁘게 짐정리 마무리하고 남편은 수납하는 사이에 나는 2층에서 외래 진료 받았다.

그리고 조리원 입소 직전에 신생아실에 퇴원증 내고 기다렸다가 애기 받아가면된다.

애기 받아가면서 산모한테 애기 상태랑 청력검사 결과지, 애기 혈액형과 건강상태 브리핑 해준다.

 

나는 애기가 기저귀 발진이 심하다고 1층 소아과에서 처방해놓은 피부약 받아가라고해서 좀 소아과 앞에서 대기타다가 약받아서 조리원을 갔다.

 

그리고 정신없어서 병원에서 조리원가는길은 사진으로 못담았는데 암튼 초긴장상태로 애기를 들고있었다.

이미 4키로가 넘어서 얘만 드는데도 무거웠다 

그리고 조리원에 도착해서 간단한 조리원 안내를 받고 조리원 잔금을 결제했다. 그리고 배정받은 방에 올라갔다.

남편은 한시간 남짓 밖에  같이 못있어가지고 남편이 애기를 데리고  방에서 남은 시간을 보냈다.

나도 남편이랑 2주 떨어져 지내야되서 거의 30분? 정도 같이 있는데 넘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우리도 애기가 세상에 나온지 5일 만에 처음으로 만져보는거라 너무 신기하고 떨렸다. 애기가 눈을 뜨고 우리를 바라봤다.

처음 애기를 마주한 순간이라고 할 수도 있고, 남편과 떨어진다는 불안감과 우리가 셋이 되었다는 묘한 기분.

복합적인 감정들 속에 이 순간을 함께 했다. 출산 이후보다 이 때의 감정이 더 사무쳤던 것 같다.

남편이 주문한 출산기념 감사 떡 케이크. 진짜 이뿌당

그렇게 남편은 출산 기념 떡을 픽업하러 떠났고, 남편없는 2주간의 조리원 생활이 시작되었다.

(남편이 이날 직장도 갔다와서 저녁에 우리 친정도 직접 들려서 인사도 했다고 한다. 며칠간 잠도 제대로 못자서 극한으로 피곤했을텐데.. 이날은 퇴원수속때매 배로 바빴고. 일까지 했고.... 게다가 원래 뻣뻣한 사람인데 혼자 많은 에너지를 쏟았을 것이다. 남편이 얼마나 노력했을지 아니까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났다) 


5일간 누구보다 열심히였던 남편에게 박수를 쳐주고싶다. 우리가 햇수로 10년이란 시간을 알아왔는데 출산 이후 함께한 5일간 또다른 남편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부부애가 더 돈독해진 것 같다. 나를 위해 노력해주고 우리 아이를 위해 누구보다 엉덩이가 가벼워졌던 우리 남편에게 미안하고 감사하고 앞으로 나도 열심히 남편을 위해줘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기 위해서 아내의 모습을 넘어 엄마의 모습으로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우리 지훈이의 존재를 축하해준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너무 감사했다.

지훈이는 이런 축복 속에서 태어난 것이 행운이라 생각한다.  내가 어쩌면 무심했던 것들에서 감사함을 너무 못느끼고 살아왔던건 아닐까 반성도 하게되었다. 너무 행복하기도 해서 눈물이 났다. 

 

내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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